눈팅만하다가 근래에 고민거리가 있어 여기다 적게 되네요. 별것 없는 고민덕에 삶이 너무 힘들어서 이곳에 적습니다. 하소연할 만한 곳이 없어서요. 하소연이다보니..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린 시절은 참 결핍 덩어리였습니다. 편부모 였고 그 중에 아버지도 할머니께서 남의 자식을 데려와서 키웠지요. 그래서 항상 명절때는 눈치보기 일쑤였습니다. 성이 달랐으니까요. 친척형, 누나들이 다 나이가 저보다 많았는데 대놓고 뭐라하진 않았지만 막대하는 느낌이 너무 컸어요. 어느순간부터 아버진께서는 친척집에 가시는걸 꺼려하시더군요. 어머니는 제가 초등학교 3학년때 집을 나가셨어요. 아무것도 없었던 아버지는 공장에서 아침 6시에 나가셔서 새벽 2-4시에 들어오시곤 하셨이요.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시절에도 아버지가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걸 느낄 정도로요. 그게 싫으셨는지 다른 남자가 생겨서 나가셨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어머니는 예쁘셨거든요. 그게 제 어린시절의 제일 큰 결핍이었던 것 같아요. 어머니의 사랑이 필요했던 저는 절 보듬어는 사람을 만나고 가정을 꾸리는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사람을 만나도 한참동안 그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사람이면 날 이해해 주겠지.. 하는 사람만 만났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길게 연애했던 것 같아요 .3년. 3년반. 3년. 5년. 그렇게 5년 연애한 사람과 결혼하게 되었어요 그사람도 결핍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더욱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구요. 제꿈은 별게 없었거든요. 남들처럼 좋은 집, 좋은 차. 이렇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해 주고 가진게 없어도 둘이서만 행복하면 되는.. 그런 삶. 그런거 있잖아요. 같이 앉아서 라면만 먹어도 행복한 그런거.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게 제일 어려운 것이더라구요. 결혼생활 열심히 했어요 나름대로는. 내 자식에게도 애미없는 자식이라는 소리 듣기 싫어서. 그리고 친척들에게도 당신들이 얕보던 사람 아들이 이렇게 잘 산다. 이런거 보여주고도 싶었구요. 하지만 결국 결혼 생활 4년 조금 넘어서 이혼을 하게 됐습니다. 그 사람도 다른 사람이 생겨서요. 공교롭게도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되더라구요. 오늘 그사람의 외도를 알게 된지 딱 1년이 되네요. 헤어질때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오빠는 내가 만난 사람중 나를 제일 사랑해준 사람 이라고. 그게다 무슨 소용이 있나요. 참... 한동안은 술을 많이 마셨어요. 누구나 그랬듯. 조언도 많이 들었어요. 한 몇달 그렇게 먹고나니까. 제가 듣고 싶었던건 조언이 아니라 위로였더라구요. 저는 이혼 뒤에 심각한 대인공포증을 겪고 있습니다. 사실 결혼 전에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는 그런 타입이었어요. 친구 몇만 만나도 그게 다 충족이 되었거든요. 내 옆에 평생을 같이 갈 동반자가 있으니까. 바꿔보려고 밴드도 가입해서 나가보곤 했는데 다들 가면을 쓴것처럼 부담스려웠어요. 지금은 누가 다가오는것도 제가 다가가는 것도 두렵습니다. 이제 40살이 되었어요. 어리면 어린데.. 누굴 20-30대처럼 목숨을 좋아할 자신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합니다. 일단 사람이 너무 무서워요. 마움을 닫게됩니다. 취미거리도 찾아보고.. 일에 몰두해도 집에오면 우울감이 절 너무 힘들게합니다... 그게 제일 힘들어요.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셨거나 해결하신분들의 이야기를 듣고싶어서 염치없지만 글을 남깁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우중충한 이야기라 죄송합니다.